대구 뭉티기의 원조집으로, 1950년대 후반 정재임 할머니가 대구 향촌동에서 처음 문을 열고 당시에는 간판도 없고 메뉴도 딱히 정해진 게 없는 실비집으로 출발했다. 1960년대 독재 정권의 서슬 시퍼런 치하에서 뭔가 씹을 게 필요했던 한 손님이 육회를 생으로 먹으면 좋지 않겠느냐는 말을 듣고 장고의 노력 끝에 탄생한 음식이 바로 생육회 뭉티기다. 뭉티기는 당시 군부독재에 응어리진 언론인과 지식인들 사이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고, 그 후 그들을 쫓던 경찰들 사이에도 소문이 나면서 이 집은 재야 지식인과 그들를 쫓던 경찰들이 뒤섞이는 그야말로 미묘한 분위기의 선술집으로 역사의 페이지를 장식했던 바로 그 집이다.
그 후 맘씨 좋은 정재임 할머니는 당시 먹고살기 힘든 친정 조카에게 그 기술을 전수했는데, 그 식당이 대구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유명한 대구의 녹양구이다. 할머니는 향촌동의 쇠락과 함께 들안길에 분점을 내었으나 여의치 않고, 1994년 본점이 화재로 소실되면서 분점만 운영하다, 다시 향촌동에 돌아와 테이블 몇 개가 전부인 조그마한 너구리식당을 재개업했다. 현재, 오랜 시간을 할머니 밑에서 일한 할머니 사위의 누나인 조양숙 할머니가 너구리식당을 물려받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