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궁의 동쪽에 있는 '달이 비치는 연못'이라는 뜻의 월지(안압지)는 별궁인 동궁에 붙어있는 궁의 정원으로, 인공연못을 만들어 배를 띄우고 풍류를 즐겼던 곳이다. 삼국을 통일한 문무왕이 674년에 신라 왕궁(월성) 옆에 만들고 태자가 머물렀으며, 특히 임해전은 군신들이 연회나 회의를 하거나 귀빈을 접대하였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신라가 멸망하고, 고려와 조선시대에 이르러 이 곳이 폐허가 되자 시인 묵객들이 연못을 보며 '화려했던 궁궐은 간데없고 기러기와 오리만 날아든다'라는 쓸쓸한 시구절을 읊조리고 그때부터 기러기 '안'자와 오리 '압'자를 사용해 안압지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